제 266대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 즉위미사 강론(성 베드로 광장, 2013년 3월 19일)
김처중  family1406@hanmail.net 2013-03-23 1956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가 베드로 직무를 시작하는 이 거룩한 미사를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시고 보편 교회의 수호자이신 성 요셉 대축일에 거행할 수 있어서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는 뜻 깊은 우연의 일치입니다. 그리고 이 날은 또한 저의 존경하는 전임 교황님의 영명 축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넘치는 애정과 감사의 마음으로 기도하며 그분 가까이에 있습니다.

저는 먼저 형제 추기경님들을 비롯하여 주교, 신부, 부제, 수도자와 모든 평신도 여러분께 따스한 인사를 드립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다른 교회들과 교회 공동체들, 유다 공동체와 타종교의 대표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국가 원수와 정부 수장, 전세계 각국 공식 대표단과 외교사절단 여러분에게도 진심 어린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마태 1,16.18-21.24)에서 우리는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마태 1,24)고 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말씀 안에서, 하느님께서 요셉에게 맡기신 사명, 곧, 수호자(custos), 보호자가 되라는 그 사명이 드러납니다. 누구의 보호자가 되라는 말입니까? 바로 마리아와 예수님의 보호자입니다. 그러나 이 보호는 나아가 교회로 확장됩니다. 요한 바오로 2세 복자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요셉 성인은 마리아를 애정으로 보살펴 주고 예수 그리스도의 양육에 기꺼이 헌신하였던 것처럼 그리스도의 신비체, 곧 동정 마리아가 그 모범이고 귀감인 교회를 보호하고 보살피고 있다”(교황 권고 「구세주의 보호자 Redemptoris Custos」, 1항).

요셉은 보호자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였습니까?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신중하고 겸손하게, 조용히, 그러면서도 온전히 성실하고 한결같이 함께 있음으로 수행한 것입니다. 그가 마리아와 혼인한 때부터 열두 살의 예수님을 예루살렘 성전에서 찾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그는 사랑과 관심으로 함께 있었습니다. 마리아의 배필로서 요셉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마리아 곁에 있었습니다. 인구 조사를 위하여 베들레헴으로 가던 여정에서, 그리고 마리아가 아이를 낳는 그 초조하고도 기쁜 순간에, 이집트로 피신하는 극적인 상황 속에서, 성전에서 정신없이 아이를 찾아 헤매던 때에, 그리고 나자렛 가정의 일상에서, 자신의 일을 예수님께 가르친 그 일터에서 요셉은 늘 마리아 곁에 있었습니다.

요셉은 마리아와 예수님과 교회의 보호자가 되라는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하였습니까? 요셉은 끊임없이 하느님께 귀 기울이고 하느님 현존의 표징들에 마음을 열고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이며 자기 뜻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제1독서(2사무 7,4-5.12-14.16)에서 들은 대로 하느님께서 다윗에게 당부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지은 집을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 말씀, 당신 계획에 충실할 것을 바라십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집을 지으십니다. 그러나 당신 성령의 인호가 새겨진 살아있는 돌로 집을 지으시는 것입니다. 요셉은 ‘보호자’입니다. 하느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하느님 뜻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까닭에 요셉은 자신의 보호에 맡겨진 사람들을 더욱 세심히 보살피는 것입니다. 그는 현실적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주변 사정에 밝습니다. 참으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벗 여러분, 요셉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언제든 기꺼이 응답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러나 또한 그리스도인 소명의 핵심을 봅니다. 그 핵심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 삶에서 그리스도를 보호합시다. 그렇게 할 때에 우리는 다른 이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피조물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자’가 되는 소명은 단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보다 우선되는 차원으로 모든 인간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인간적인 차원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창세기에서 이야기하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보여 준 대로 모든 피조물, 창조된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호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하느님의 창조물 하나하나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든 사람을 향하여, 특히 아이들, 노인들, 우리가 흔히 생각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궁핍한 이들을 향하여 사랑의 관심을 보여 주면서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가족이 서로서로를 보살핀다는 의미입니다. 먼저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보호하고, 그 다음 부모로서 자녀를 돌보며, 자녀들 자신도 자기 부모를 보호하여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신뢰와 존중과 선으로 서로를 보호하며 참된 우정을 쌓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이 우리의 보호에 맡겨져 있고 우리 모두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하느님 선물의 보호자가 됩시다!

인간이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마다 우리가 피조물과 우리의 형제자매를 돌보지 못할 때마다 파괴의 길이 열리고 마음이 완고해집니다. 슬프게도 역사의 모든 시기마다 죽음의 음모를 획책하고, 파괴를 일삼고, 인간의 모습을 왜곡시키는 “헤로데”가 존재해왔습니다.

경제, 정치, 사회 생활에서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모든 선의의 사람들에게 간곡히 요청하고자 합니다. 피조물의 “보호자”, 자연 안에 새겨진 하느님 계획의 보호자, 인간의 보호자와 자연의 보호자가 되도록 합시다. 이 세상이 나아가는 길에 파괴와 죽음의 징조가 따르지 않도록 합시다! 그러나 “보호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증오와 질투와 교만이 우리의 삶을 더럽힌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그래서 보호자가 되는 것은 우리의 감정과 마음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합니다. 그 안에 선의와 악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의지는 건설하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선함, 나아가 부드러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저는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돌보고 보호하는 데에는 선함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부드러움이 요구됩니다. 복음에서 요셉 성인은 강인하고 용감한 사람, 노동자로 나오지만 우리는 그의 마음에서 커다란 부드러움을 봅니다. 이는 약자의 덕이 아니라 강한 영의 표징이며, 관심, 연민, 타인에 대한 참다운 개방, 사랑의 능력입니다. 우리는 선함, 부드러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요셉 성인의 축일과 더불어, 베드로의 후계자인 새 로마 주교 직무의 시작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이 직무에는 어느 정도 권력도 있습니다. 분명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에게 권력을 부여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는 어떤 권력입니까?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랑에 관하여 세 번 질문하신 다음에 세 번 명령하십니다.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참다운 권력은 섬김임을 잊지 맙시다. 교황도 권력을 행사할 때에 십자가 위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난 섬김 안으로 더욱 온전히 들어가야 합니다. 교황은 요셉 성인이 보여 준 겸손하고 구체적이며 진실한 섬김에서 영감을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요셉 성인처럼 교황도 팔을 벌려 하느님의 모든 백성을 보호하고 모든 인류를, 특히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없고,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부드러운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합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사랑에 관한 최후의 심판 이야기에서 그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굶주린 이들, 목마른 이들, 나그네들, 헐벗은 이들, 병든 이들, 감옥에 있는 이들입니다(마태 25,31-46 참조). 오직 사랑으로 섬기는 이들만이 보호할 수 있습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성인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믿은”(로마 4,18 참조) 아브라함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합니다! 오늘날에도 커다란 어둠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 주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피조물을 보호하는 것, 모든 사람을 보호하는 것, 그들을 부드러움과 사랑으로 돌보는 것은 희망의 따스함을 전하는 일입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에게, 아브라함과 요셉 성인의 경우처럼, 우리가 전하는 희망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열린 하느님의 지평에서 시작됩니다. 이는 하느님이신 반석 위에 세워진 희망입니다.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을 보호하기, 모든 피조물을 보호하기, 모든 사람,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이는 로마의 주교가 수행하도록 요청 받은 봉사입니다. 그런데 이 봉사는 또한 희망의 별이 밝게 빛나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가 요청 받은 것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을 사랑으로 보호합시다!

동정 마리아, 요셉 성인, 베드로와 바오로 성인, 프란치스코 성인의 전구로 성령께서 저의 직무에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 저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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